몽골인에 베푼 사랑, “이렇게 기쁜 농사가 어딨을까”
송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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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5 13:28
“목회는 농사다. 기막힌 농사다”
김동호 높은뜻숭의교회 전 담임목사가 1일 페이스북에 ‘몽골인 사역’으로 맺은 복음의 결실을 농사에 비유하며 한 말이다.
사정은 이랬다. 김 목사는 “20년 전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학교도 마음대로 못 다니던 몽골 출신 아이들의 진학을 도왔다. 청년이 된 지금 이들이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됐다. 국내 유수 대학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며 “세상에 이렇게 기쁜 농사가 어딨을까”라고 전했다.
21년 전인 2002년 높은뜻숭의교회는 당시 교회에 막 부임한 전희삼 목사(당시 전도사)의 몽골인 사역을 지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높은뜻숭의교회는 전국에서 몽골인 신자 수가 가장 많은 교회가 됐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을 어떻게든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덕이었다.
몽골 출신 A씨는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장로회신학대 신대원에 진학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목사 안수를 받고 몽골로 돌아가 사역을 하겠다는 그녀의 발언에 김 목사는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B씨는 이화여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연세대 박사 과정에 입학했다. B씨가 석사학위 논문과 함께 김 목사에게 전한 편지의 내용이다. “목사님 덕분에 불법체류자 신분의 아동이던 우리가 교육을 받고, 명문대에서 학위도 받게 됐습니다. 강퍅한 몽골인에게 예수님의 빛을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주민 사역 성공 비결은 전 전도사의 ‘사랑’과 김 목사의 “하나님 나라에서 우린 다 내국인”이라는 마음가짐이었다.
김 목사 포스팅에 달린 댓글도 ‘기쁘다’, ‘감동적이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김혜정씨는 “저도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족 선교를 하기에 더 와닿는다. 목사님으로부터 선한 영향력이 뻗어 나가는 걸 보기만 해도 은혜가 된다. 도전도 된다”고 댓글을 남겼다.
김 목사는 힘들 때마다 읊조린 찬송가 260장 ‘새벽부터 우리’를 언급하면서 “예수를 믿고 사는 건 언제나 끝이 좋다”고 벅찬 심경을 전했다. 찬송의 가사가 김 목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씨를 뿌릴 때에 나지 아니할까 슬퍼하며 심히 애탈지라도 나중 예수께서 칭찬하시리니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김나영 인턴기자 jonggyo@kmib.co.kr